강원도 월정사 상원암에서 방장으로 주석하고 있다가 예순이 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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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2 04:47:53

최동민
강원도 월정사 상원암에서 방장으로 주석하고 있다가 예순이 넘은 노인 나이에 그 누구에게도 온다 간다 말이 없이 행방을 감추어 버린 수월 선사는 이처럼 산마무턱에 오막살이를 지어 놓고 길가는 길손들의 목마름을 씻어 주고, 배고픔을 채워 주고, 피로함을 달래 주기 위해 손수 만든 짚신을 무주상보시 하고 있었던 것이다.이 사미승이 보다 큰 학문을 익히기 위해서는 보다 큰 세상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안되며, 보다 큰 학인을 만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였다. 산 위에서 흘러내리는 물도 계곡을 타고 흘러 내려가 보다 큰 개울, 보다 큰 강, 보다 큰 바다로 나아가게 마련인데 만약 이 사미승이 이 작은 절에 그대로 머물러 있으면 작은 샘물로 남아 있을 뿐이라고 생각하였다.스님은 찻잔에 차를 따라 주면서 비로소 입을 열었다.내 대답이 확신에 차 있자 아내는 다소 의외라는 듯 믿어지지 않는 얼굴로 내 얼굴을 마주보았다.염주알들이 한결같이 윤이 흐르고 광택이 나는 것은 그 알들을 만지고 주무르고, 쓰다듬은 사람의 손때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라는 것을 나는 최근에야 비로소 알게 된 것이었다.그로서는 오랜만에 길을 떠나 바깥출입을 해본 것이었다. 간혹 절 주위의 계룡산을 떠돌아 본 적도 있었고, 가까운 절을 소요 삼아 나다닌 적은 있었지만 이처럼 행장을 차리고 길을 떠난 적은 17년만의 일이었다.경허는 편지를 받자마자 즉시 만화 화상을 찾아 편지의 내용을 전하고 이십여 년 만에 옛 스승을 만나기 위해 여행을 떠남을 허락해 달라고 청하였다. 계허는 만화의 옛 도반이기도 하였으므로 만화는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굳이 그들이 깨어 일어나기를 기다려 이 선물을 전해 줄 필요는 없다. 그냥 이 헛간에 놓아둔 채 훌훌 떠나버린다면 그들은 내가 떠나고 없는 빈자리에서 이 물건들을 발견하고 마음속으로 고마워할 것이다.가슴속에 은사 스님의 편지만을 묻고 홀로 대처로 나와 계룡산을 찾은 후 그는 계허 스님이 예견하였던 대로 만화 화상의 제자가 되었다. 만화 화상은 계허의 편지를 맏고 경허를 슬하의
엄지손가락만큼 큼직한 염주알에 새겨진 넉 자의 문자. 만공월면이라 함은 법명이 월면이요, 법호가 만공인 스님의 진면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음이 아닌가.나는 마치 죽음을 거래하는 시장바닥에 나와 앉아 있는 기분이었다. 죽음은 우리의 인생과 너무 밀접하게 가까이 놓여 있다. 하이데거가 인간을 죽음에 붙여진 존재 라고 규정하였듯 죽음은 우리가 먹는 음식, 우리가 누리는 쾌락, 우리가 보내는 시간 속 그 어디에도 조금씩 독처럼 녹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죽음이 자기와 상관없는 남의 일인 것처럼 잊어버리고 있을 뿐이다. 살아 있는 생의 뒷면이 바로 죽음 그 자체임을 애써 부정하면서 어떻게 해서든 이 죽음을 외면하고 잊으려고 술을 마시고, 쾌락으로 도망친다. 그리하여 우리는 마침내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피살 되어버릴 뿐인 것이다.당신에겐생각해 두었다고 이미 답하였잖소.심 황후 이렇닷이 울음을 울다 한편을 바라보니 자기 부친과 똑같은지라, 시녀 불러 너희들은 급히 나가 심 맹인의 처자가 있는지 낱낱이 살피거라심 봉사 언제든지 처자 말만 들으며는 두 눈에 눈물이 흘러 비오듯 쏟아지며.아매도 내 사랑아, 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 니가 무엇을 먹을래. 시금털털 개살구, 작은 이 도령서는 듸 먹으랴느냐.그런 마음이 들자 중은 차마 그 울음소리를 모른 체하고 길을 떠날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그 연유라도 알고 길을 떠나자고 그는 생각하였다. 그래서 그는 바랑 속에서 목탁을 꺼내 들고 이를 두드리면서 경문을 외기 시작하였다. 가가호호를 찾아다니면서 시물을 얻어 절의 양식을 얻어 가는 화주승처럼 행세하기로 마음을 먹었기 때문이었다.그때였다.바람 속의 등불이라 내가 길을 떠나는 너에게 이를 일러주는 것은 다시는 이곳으로 돌아올 생각을 하지 말라는 이유 때문이다. 다시는 이곳으로 돌아오려 하지 말아라. 산문을 나서는 즉시 나를 잊고 이곳을 잊도록 하여라. 설혹 네가 이곳으로 돌아온다고 하여도 나는 이미 이곳에 없을 것이다.그때였다.내겐 그 거문고를 봐야 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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