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기다려야지. 단 한번 실순데 지성으로 기다리노라면 용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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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2 01:09:30

최동민
그래도 기다려야지. 단 한번 실순데 지성으로 기다리노라면 용서해주시마 기별이 오지 않겠어, 욕심은 곧 도심인즉! 할 말이 있으면 해보아!일순 머리의 패랭이하며 신분 낮은 허준의 태도가 노여운지 사내가 눈을 치떴다.어디 사람이라 하더이까?그분이 나를 잊었듯이 나도 유의태란 사람을 잊었어.유의태?그렇소. 유의태란 이름을, 유의태는 조선 제일의 명의노라고.아버님 눈뜨소서, 아버님.하오나 함께 떠나지 않으신다면 소자만이라도 보내주소서.깨어가는 허준의 의식이 무슨 소리를 들은 듯했다.불쌍한 아버님 .자기의 희망은 이 산음뿐이었다. 용천서 한양까지 한양서 다시 고성까지 고성서 다시 여기까지 그 험한 물길과 첩첩한 산을 넘어오면서 그 길이 험하고 첩첩할수록 허준은 이 세상으로부터 그만큼 멀어진다는 해방감을 느꼈다.순간 주위가 앗 하고 그 허준을 보며 숨을 삼켰다.내버려두오!그러나 그 미련이라는 것에 조건이 있었다. 허준이나 유의태가 잘 되라고 말없이 떠나지는 않을 생각이었다. 그런 억울한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방문이 닫혔다.특히 어머니의 주야의 간병을 맡은 혼전의 막내딸이 남달리 수척한 모습으로 그 묵연히 앉아 움직이지 않는 허준을 향해 눈물을 떨어뜨렸다.돈타령을 별난 데다 갖다붙이는군. 하하.허준이 걸음을 세우며 자신에게 일렀다.그 웃음들은 폭력의 쾌감이라기보다 저희들 말마따나 어딘가 먹물깨나 먹음직한 허준의 존재에 무식한 자가 느끼는 본능적인 협위를 뭉뚱그리려는 비굴함이 섞인 그런 웃음이었다.또 도지의 영향으로 한때 너도 나도 취재 바람이 불어 그후 밤낮없이 천자문을 끼고 앉아 있던 영달이는 끝내 장기말에 쓰인 포, 차, 상, 졸, 사 따위 한자 이상은 외울 재주가 없는지 요즘엔 취재시험 때려치우고 새로 제자로 들어온 병문, 병덕 형제와 상화 세 놈을 수족처럼 호령하며 산행의 왕초 노릇으로 늙어가고 있었다.맨먼저 다희가 시어머니의 손을 쥐는 것이 보였고 이어 어머니가 그 며느리의 손을 마주잡는 것이 보였다.아버지가 냉정하게 그 앞을 되받았다.밖에 와 계신 분들이 뉘시오
어딜?유의태가 소리쳤다.허준은 새삼 방안에 쌓여 있는 고금의 의서들을 보았다.도지의 방에 의원이 되려는 자가 기필코 보아야 할 그 요긴한 서책들이 쌓여 있는 건 너나없이 알고 있었다.정 가려거든 보내게. 방에는 못 붙어도 취재가 무엇인가 하는 경험 하나라도 남겠지.의료의 시원에 대하여 적은 내용에서는,확실하게 아들을 낳는 방법이라면 서낭당 돌귀신에도 빌고 무당들의 푸닥거리도 마다 않는 아이 밴 여자들이 의원의 이름을 내걸고 장담해 나선다면 누가 따르지 않겠으며 솔깃해하지 않으랴.나도 에미하고 같은 생각이다. 그래서 겸이를 서당에 보내는 건 나와 의논도 했던 바이고 .걸핏하면 술냄새를 풍기면서 고성방가의 방자한 모습으로 양태놈들과 함께 때아닌 시각에 경내를 가로질러가면 잠자던 중들이 뛰어나오기 마련이고 더러 몽둥이를 들고 쫓아오는 중들도 있었다.방문이 닫혔다.완전히 숨을 돌린 낭자에게 묽은 죽에 달걀을 풀어 치마끈에 졸렸던 목구멍의 기를 트게 한 후 죽어도 시집을 가지 않겠다는 낭자에게 허준은 액기를 근절하는 방법으로 단계심법과 만병회춘 속에 있는 두 처방을 일러주었다.상화가 말을 않았고 의외로 허준은 담담했다.그 서찰 말이다무엇이냐?그 아들에게 유의태가 가차없이 내뱉었다.다희가 대답 대신 횃불에 어리는 허준의 눈을 똑바로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가면 안돼!이어 어디 어디! 하는 어머니의 다급한 소리와 함께 두 여자가 오히려 뻥해져버린 허준 앞으로 내달아왔다.휴정이라면 판선종사로 계시는 분 아니요?대감마님께서 감히 그러한 소개의 글을 써주시면 그 은혜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비인부전토박이 동리 사람들에게야 이놈 저놈 하대를 받는 데 익숙해 있어도 그 머슴의 눈에 비치는 타관서 흘러온 떡장수집 삯바늘집 식구 따위는 별것 아닌 존재들이었다.고맙소, 그러리다. 저 아이의 아버지로부터 꼭 허락을 받으오리다.그건 의원으로서는 목숨을 건 내기에 해당하는 무서운 재주겨루기였다. 그 연원은 후한 시대의 명의 화타에게서 비롯되는데 화타는 조제를 알 수 없는 마불산이라는 마취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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