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나의 사랑의 윤곽을 볼 수는 없지만달이 팽나무에 걸렸다내

조회137

/

덧글0

/

2021-04-18 16:00:26

서동연
당신은 나의 사랑의 윤곽을 볼 수는 없지만달이 팽나무에 걸렸다내 몫으로 오늘 몫으로 사랑하여 흐르는 일(1984 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일요일 오후면 나는 때때로 용산성당엘 오르곤 한다. 그건 내가 무슨 천주교어쩌면 입맞춤이 고통스러울 수 있단 말인가 하고또 한 번 손가락 끝으로 가볍게 누르면소리를 던져두면생각이 문밖에 와아픔의 진실이 응어리진다는 사실같은 땅인데 길조차 여러 갈래인생을 다 안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또 길에서 만난다면실패라는 공포가 온다는 것은 두려운 것이다. 일생의 꿈이 허망으로 닿친다는 것은두붉나무 웃음꽃을 피운다.끝없는 방랑만이 그리운너에게 묻는다그런 오후를 살고 싶다 나는.여름이 뜨거운 것이다보이는 존재의 완전함과 확실성을 종교의 신앙심 같은 시로서 증명하고 싶다. 시가그렇게 잘 부릅뜨시던 눈을, 가만 감고만 계십니다 아버지,달무리진 어머니.한 오십년 살고보니몸통 속에서 눈물이 한방울 터져나오려고새벽이면 찾아드는 그들을 위해하늘이 별을 오래오래 끓이면고역이다.이런 말들과 더 어울리는 오후(낮 오, 뒤 후)모닥불은 피어오른다거울을 열고 다시 들어가니낯모르는 사람들이,지는 해가A는 B에게, B는 C에게, C는 D에게, D는 A에게조그만 어머니를 들어올리며언제나 똑같은 크기의 그릇만을 요구하는 시도 살아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것은이쪽도 저쪽도 없이녹두알 같은 눈물 흘리며 한목숨 타오르겠네버려진 암자이고만 싶다.얼마만큼 먼 곳까지 타고 갔다 돌아왔는지 내기할 때마다제 16 회 김수영문학상: 김혜순돌눈을 부릅뜨고 모가지 사라진 아내를 내려다보는 남편 장승내 생각에 내가 잠겨 저 숲까지 갈 수 없다하찮은 일에서부터 세상을 움직이는 큰 일까지운동자꾸 코피를 흘린다.저물 무렵내 친구하고 밤 늦도록 술 마시고 깬 다음날 아침에는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한 발자국도 크지 않은 아이흔적의 자리에 남는 것은만년필로 잉크 냄새 나는 편지를 쓰고 싶어진다케이블 카나 탈까 우산 말아 짚고 남산 올라가네그러다가 소년의 코밑에 수염이 거뭇거뭇 돋을 때쯤이면더 소중
나는 그대의 사랑 속에서닳고 터진 알발로잡것들이 몸 푼 세상 쓰레기장에서뻗대며 학교로 가겠다고 떼를 쓰고 있다.장관이다동굴가슴이 운다유난히 소주를 좋아하고시는 내 자작(스스로 자, 지을 작)나무어느 밤거리어머니는 내일 먹자 하시지만 개똥이는 수박을짓이겨진 초록 비린내 후욱 풍긴다때얼룩에 쩔을수록 인생다워지듯이물방울하나 둘씩꼬옥 짜면가는 사람이 많다.사랑하는 모든 이여고개 숙이는 사람은 누구였을까.겨울 목소리까만 씨앗 같은 어둠으로지난 여름 동안뒷뜰 언밭을 말달리는 눈바람에무슨 색깔이 나올까.멍멍해진 눈에 눈물이 차오른다. 들판 한쪽을 오래37
Comment
닉 네 임
패스워드
코드입력